사과속(Malus) 식물의 원생종은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의 3대륙에 25종 이
상이 분포하고 있으나, 현재 재배되고 있는 사과의 기본종은 유럽 동남부 및 아시
아 서부에 분포된 원생종 중에서 개량된 종이다.
프랑스의 식물학자 디 칸돌의 “재배식물 기원(1883)”에서는 사과의 원산지로
코카서스 지방과 북부 페르시아(이란) 지방을 들고 있다. 소련의 식물학자 바빌
로브는 “소련, 아시아 지역과 코카서스에 있어서의 과수종의 발상(1931)”에서 코
카서스 산맥 북사면의 광대한 지역이 사과의 발상지라고 하였다. 중국의 과수 분
류학자 유덕준(兪德浚)은 “중국과수 분류학(1979)”에서 야생사과의 원생림은 텐
진산맥의 표고 1,250m 지대라고 하였다.
이러한 내용을 기초로 하면, 사과는 원생지에서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었으며,
유럽으로는 기원전 코카서스 지방에서 고대민족의 이동에 의하여 야생사과가 전
해졌고, 북아메리카 대륙으로는 17세기 중엽 영국으로부터 이주자가 전파하였다.
중국 신단지구의 야생종은 린긴(林檎)으로 이것이 중국 전역에 퍼졌다. 일본에는
헤이안시대(平安時代, 8~12세기)에 도래하여 린고가 되고, 일본에서 오랫동안 재
배되어 온 와란고, 지린고의 기본이 되었다. 한편 중국에서도 6세기경 실크로드를
통하여 아메리카, 유럽에서 서양 사과가 도입되었는데 이를 평과(苹果)라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재래종 사과인 능금을 재배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계림유사(鷄林類事, 1103)’에 의하면 고려 중엽에는 임금(林檎)으로
표기되기도 하였다. 이조시대에 들어서 일반 농업의 발전과 더불어 과수 재배면적도 늘어났으며,
홍만선(洪萬選)이 저술한 ‘산림경제(山林經濟)’에 의하면 사과 등의 재배법에 대
한 기록이 남아있다. 사과는 이조 중기 효종 때 중국에서 전래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개량된 사과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역사가 그리 깊지 않다. 1884년경
부터 선교사들이 몇 그루씩 사과나무를 들여와 재식한 바 있으며, 그 후 1901년
윤병수(尹秉秀)가 미국 선교사를 통하여 다량의 사과 묘목을 들여와 원산 부근
에 과수원을 조성하였는데 이것이 경제적 재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과 연구는 1906년 뚝섬에 원예모범장을 설치하고, 각국에서 각종 과수의
품종을 도입하여 품종 비교 및 재배시험을 수행하였다. 그 후 1958년에 원예시
험장이 설립되어 과수연구가 수행되었으며, 1991년 말 원예시험장에서 과수연
구소가 분리되면서 산하기관으로 대구사과연구소가 설립되어 사과연구를 전
담하게 되었다. 현재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로 변경되어 사과 품종
육성, 재배법 개발, 친환경 방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