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대장정

공동체의 형성

2016. 9. 18. 18:04 - 유라시아대장정



공동체의 세 요소가 가진 특성을 좀더 살펴보면, 우선 지리적 영역은 공동체를 가능케 하는 물리적 조건이며, 사회적 상호작용은 공동체를 출현시키는 과정으로 모든 공동체는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심정적, 상징적 공통의 연대는 앞의 두 요소의 결과라 할 수 있는 집단결속과 공유가치를 말한다. 이 세 요소는 공간.물리적 차원, 사회.조직적 차원, 문화.심리적 차원을 의미하는 것 으로 하나의 통합된 개념체계를 이루고 있다(강대기, 2005).


사회변화에 따라 인간들의 관계방식이 변화하고 그 관계의 장인 공동체의 모습도 변화한다. 특히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른 지식정보 사회로 의 진입은 공간과 시간 에 대한 새로운 차원을 열고 있다.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사회가 본격화하면서 공간적으로는 사회적 공간(사회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가상공간으로 까지 확장되고, 시간적으로는 상대적 시간에서 동시적 시간대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공동체를 이루고 논의하는데 있어서 위의 세 가지 요소 가운데 지리적 영역에 대한 관점이 희석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도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공통 의 유대가 이루어지는 공동체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성이 결여된 공간에서 익명의 글귀로 소통하는 것과 대면 접촉을 하는 소통 사이에는 넘어설 수 없는 차원의 간극이 있다. 관계의 가능성과 정도에 따른 질적인 수준이 존재하는 것이다. 전체의 이름으로 개인이 소외되지 않는다는 것이 공동체의 고유한 가치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공동체가 추구하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전체가 전면적으로 소통하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생태적 관점이 개입되면 ‘지역’은 쉽게 저버릴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물질과 에너지의 순환, 정보와 소통의 흐름, 영성적 교감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지역적 범위가 설정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지역에 근거한 자립적, 주체적 삶이 생태적인 것이다. 지역 사이의 교류는 그런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립을 소홀히 하는 공동체는 외부 의존이 큰 만큼 외부 환경의 변화에 쉽게 휘둘리고 이러한 조건 속에서 자율적 전망을 가지기는 어렵다. 여기서는 에너지와 자원의 낭비도 필 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생태적 관점을 중시하는 공동체는 지역 내 완결 적인 순환구조를 이루려고 하는 것이다. 지역성을 중시하지 않는 공동체는 그 지 속가능성도 보장되지 않는다(이근행, 2003). 따라서 공동체를 논의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지역성은 그 의미를 갖는다.




공동체 논의는 공동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문제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차원으로 시작되어 그 문제를 극복하고 본질적인 공동체를 추구하는 일련의 실천활동으로 나아가면, 이를 공동체운동에 대한 논의로 이어가게 된다. 


Community_Sustainability_Assessment_02.pdf



생명론의 생명세계와 GEN 생태마을 개념의 조응 



첫째, 지역성은 공동체운동의 기반이다.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장이다. 공동체 운동의 규모와 범위를 말하기도 한다. 공동체운동은 직접 대면적인 관계를 중시하며 그 관계를 통해 개인과 전체가 더불어 변화.발전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일정 한 지역 규모를 감안하여 운동이 전개되고 규모와 확장되면 분화하는 경향을 갖는다. 그렇다고 공동체운동이 지역에 안주하고 고립하는 것은 아니다. 자급자족을 지향한다 하여도 그것이 100% 자급자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와의 관계가 더욱 개방되는 이 시대에 그것은 불가능 하기도 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외부와 물질과 에너지의 낭비적인 교류는 줄여가 되 경험과 정보와 연대의식은 더 많은 교류가 이루어질 것이다. 자급자족을 이루려는 것은 공동체와 개인이 자기결정권을 높이고 이상의 실현을 위한 자기조직화를 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성은 열려 있으되 공동체운동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 의 경계로 필요하다. 이 지역은 땅(地)이고 인간이 자연과 관계를 맺는 장이다. 이 관계 속에서 생산과 재생산이 이루어지고 사회의 지속성을 확보한다. 인간과 자연 의 관계는 바로 생태론이고 전환기의 새로운 패러다임 이기도 하다. 이에 공동체운 동의 기반으로서 지역은 생태론적 차원으로 발전해간다.


둘째, 상호작용은 단순히 무엇을 주고받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호작용하는 주체들은 무엇인가 주고받으며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변화한다. 열린 관 계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서로가 서로에 의존하고 서로를 돕는 상호의존과 상호부조의 성격을 갖는다. 상호작용은 경쟁이 아닌 협력을 의미한다. 상호의존과 상호부조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방식이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생명 론적으로 ‘너’가 없으면 ‘내’가 없는 관계이다. 그래서 인간은 공동체로 살아왔고, 공동체로 살려고 하며, 공동체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사회적 관계이고, 그것은 단순히 상호작용하는 관계가 아니라 더불어 변화하고 성 장하는 공동체적 관계인 것이다. 상호작용의 전환적 지향은 공동체적 관계이다.


셋째, 연대의식은 동질감과 소속감을 갖는 정서적 교감일 뿐만 아니라 우주적, 영적 교감이기도 하다.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동기부여가 이루어지는 의식의 고양 이기도 하고, 나아가 공동체적 삶 속에서 인간의 의식을 변화하고 계발하는 것은 공동체운동이 가지는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발전된 인간의 의식은 인 간의 차원을 넘어선 인식의 확장이다. ‘내’가 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세대와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의 깨임이며, ‘우주적 각성’이다. 연대의식의 패러다임 전환은 바로 영성인 것이다. 


공동체운동은 영성적(天, Spiritual), 생태적(地, Ecological), 사회적(人, Social) 삶을 통합적으로 실현하는 전략적 실천의 장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공동체의 초기 형성단계에서는 치우쳐 발생할 수는 있어도 지속가능성의 전망을 가지기 위해 서는 조화롭고 균형 잡힌 변화와 발전이 요구된다. 공동체가 영성에 치우치면 종교적 배타성에 머물기 쉽고, 영성이 부족하면 지향점을 공유하지 못하고 자중지란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생태에 치우치면 안빈낙도(道[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겨 지킴.])의 개인적 삶에 머물기 쉽고, 생태적 실천이 부족하면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 사회(공동체)에 치우치면 생명의 다양성을 잃기 쉽고, 사회적 삶이 부족하면 소외를 극복할 수 없다. 이렇듯 세 가지 요소가 정립(鼎立)할 때 생태공동체의 지속성이 확보되며, ‘자기 조직하는 생명의 다차원적인 그물망’(김지하, 2003)으로서 세계를 열어 갈 수 있다.

 

한국 공동체운동의 형성과 전개에 관한 연구 중에서 - 


공동체운동의 형성과 전개(이근행).pdf


HJackson_whatIsEv.pdfJTRJ_EV-Movement2004.pdfan-analysis-of-ecovillages-as-model-sustainable-communities.pdf